ID: 1422775532
영혼을 보내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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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거목의 숲 인근 편

영혼을 보내는 의식 1

셀레나 님께

오랜만에 편지 올립니다. 그간 별고는 없었는지요.
지난 번에 말씀하신 대로 거목의 숲에서 필요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곳 현자의 거목은 과거에 인간과 엘프들이 많은 교류를 한 곳으로, 아직도 깔끔하게 보존되어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어둠 마법을 추구하던 마법사들이 수많은 엘프들을 공격하여 희생시켰던 장소이기도하니, 이 아름다운 터전을 버리고 떠나간 엘프들의 슬픈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듯 했습니다. 그들의 부재 이후 수많은 오우거들이 숲의 대부분을 점령하게 된 것 역시 마음 아팠습니다.

조사 대상이었던 울퍼팅거들은 평소엔 몸을 숨기고 있어 잘 보이지 않았으나, 마을에서 들었던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마음을 느긋이 먹고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어디선가 울퍼팅거가 한두 마리씩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노래를 부르며 의식을 시작했습니다.
위에 잠시 언급한 내용은 저희가 역사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지만, 울퍼팅거들이 모여서 치르는 의식에 대한 기록은 헤르바 마을의 구전 외에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큰 울퍼팅거가 노래를 선창하자 현자의 거목 주변 이곳 저곳에 마치 마법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꽃이 피어났고, 그 꽃에서 반짝 거리는 도깨비불 같은 것이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울퍼팅거들에 따르면 그것이 아직 이 땅을 떠나지 못하고 땅에 묶여 버린 엘프의 영혼들이라고 합니다. 울퍼팅거들은 이 영혼들을 노래에 실어 하늘로 올려보내는 것을 천도제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천도제를 진행하는 도중 사방에서 오우거들이 나타나더니 영혼들을 훔쳐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서둘러 주변의 모험가들과 힘을 합쳐 오우거들을 퇴치하였지만, 매번 이렇게 된다면 엘프의 영혼을 승천시키기 위한 천도제가 크게 방해받을 것 같습니다.

이 신비로운 의식을 가능한 보존하기 위해, 울퍼팅거들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창조의 빛 학회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진행하는 건 어떨까 합니다. 우선은 모험가들을 모아서 안내하는 일 같은 것도 괜찮고, 이 의식에 대한 기록을 남겨 의미를 널리 알리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조만간 돌아가서 더 깊이 논의 드리겠습니다.

아드리엘 올림

exit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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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 사람 Kiriak (12-10-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