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루 드워프의 숙취 해소법 4선
쟌 모어프 지음
술을 마시고 다음 날 고생한 이들이라면 좋은 숙취 해소법을 찾기 마련이다.
나 쟌 모어프는 많이들 쓰고 있는 숙취 해소법 4가지를 직접 체험하고 적어보았다.
누군가 숙취로 고생하는 이가 있다면 이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작성된 순서는 내가 시험해 본 순서이며, 추천순이 아님을 꼭 명심하기를 바란다.
첫째, 드레이크 혈액 마시기
드레이크가 죽은 상태에서는 혈액이 바로 굳어버리기 때문에 순도 높은 드레이크의 혈액은 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단 마시기만 하면 절대 술에 취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어서 애주가들에겐 꿈의 명약과도 같은 것이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드레이크의 혈액을 마셔본 결과, 여전히 머리가 아팠고 술이 깨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1시간 후에 연이은 복통과 설사로 속을 깨끗이 비우니 숙취가 해소되었다. 술을 마시기 전에 드레이크의 혈액을 마셔두면 어떨지 모르지만, 음주 후에 마시는 걸로는 고생 좀 해야 술을 깰 수 있었다.
둘째, 톨랜드 강풍 흡입
톨랜드 지역에 부는 강풍에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는 소문이 있다. 그래서인지 술에 취한채 높은 산에 올라가서 입을 벌리고 있는 녀석들이 많았다. 센 바람을 맞으니 정신이 깨는 느낌이 있긴 했다. 하지만 정상에 도착하기도 전에 굴러떨어져 다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아직도 비만 오면 그때 다친 오른쪽 골반뼈가 시리다.
셋째, 흑요석 원석 머금기
가끔 보면 작은 흑요석 원석을 품고 다니다가 술을 마실 때 사탕처럼 입안에 넣는 녀석들이 있다. 흑요석 원석이 술기운을 빨아들인다나 뭐라나. 그래서 흑요석으로 취기를 뽑아낸다는데, 막상 해보니 입천장만 베였다. 아파서 술이 깨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걸 효과가 있다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넷째, 광산 지하 암반수 마시기
광산의 경비가 삼엄한 이유는 바로 물 때문이다. 보니아 나루님께서 그곳에서 나오는 물만 드신다고 하여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암반수는 흑요석에 한번 걸러져 나와 깨끗한 데다가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하다고 한다. 낮은 수온에서 오래 보관했다가 마시면 자양 강장에 도움이 되는데, 숙취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 나로서는 도저히 마실 기회가 없던 물인데, 우연히 광산 경비대 친구와 술 내기에 이겨서 드디어 한 잔 마셔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보통 물과 다름이 없었는데, 역시 효과는 다음날 나타났다. 몸이 너무나 가뿐하고 멀쩡했다. 내가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였다. 물의 효능에 놀라서 내기했던 경비대 친구를 찾아가 봤지만, 그 친구는 없었고. 더 이상 만나볼 수 없었다. 어쩌면 물에 손댄 것을 들켜서 감옥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나는 암반수의 효능을 잊지 못하고 있지만, 다시 마시게 될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이외에도 흑요석 냉수마찰 등의 다양한 방식도 시도해 봤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최고의 숙취 해소법은 광산의 지하 암반수를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얻으려다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 같아 엄두가 안 난다. 다른 광산의 암반수에도 비슷한 효능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온 광산들을 찾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나같이 평범한 드워프들을 위한 방법은 바로 술로 숙취를 다스리는 것이다.
숙취에 시달리는 그대여, 다시 한잔하자! 숙취는 술을 마신 후에 찾아오는 것! 숙취가 찾아올 새 없이 계속해서 마시면 되지 않겠는가? 매일 술에 취해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인생이다!
최고의 인생을 살고 있는 드워프. 쟌 모어프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