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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칸자이진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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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거목의 숲 인근 편

킹 칸자이진에 대한 이야기 1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리렐 스승님이 어린 오우거를 데려왔다. 스승님 뒤에 꼭 붙어서 떨고 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작은 오우거가 그토록 공포스러운 괴물이 될 줄은 그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리렐 스승님은 긍지 높은 엘프 종족의 마법사로, 전쟁 고아를 보면 어떤 종족이든 모두 거두어 정성껏 돌봐주셨다. 그리고 글과 마법을 가르쳐 주시며 세상의 모든 종족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스승님이 데려온 붉은 오우거도 칸자이진이라는 새 이름을 받았다.

하지만 짖궂은 아이들은 스승님의 눈을 피해 말도 못 하는 바보 괴물이라며 늘 그를 괴롭혔다.

어느 날, 아이들이 칸자이진을 괴롭히는 걸 보다 못한 나는 주먹을 날려 한 녀석을 쓰러뜨렸다. 곧 한꺼번에 몰려온 녀석들에게 몰매를 맞았지만 속은 후련했다.

킹 칸자이진에 대한 이야기 2

외출에서 돌아온 리렐 스승님은 우리 모두를 심하게 꾸중하셨다. 그리고 한참을 고민하시다가, 칸자이진에게 어떤 마법을 사용하셨다.

그때부터 칸자이진은 인간의 말을 배울 만큼 머리가 좋아졌다. 그는 자신을 구해준 나를 형처럼 따랐고 나도 기꺼이 그에게 글과 마법을 가르쳐 주었다.

몇 년 후 검술을 배우기 위해 그곳을 떠날 때는 아끼던 마법봉도 선물해주었다. 그는 나보다 세 배는 큰 덩치를 하고도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십 년의 수련 끝에 나는 왕국군 소속 최정예 마검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해, 엘프족과 인간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나는 도저히 엘프들에게 칼을 겨눌 수 없었고, 참전을 거부했다는 죄목으로 지하 감옥에 감금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 지휘관이 다급하게 나를 찾아왔다.

킹 칸자이진에 대한 이야기 3

그는 최근 병사들을 몰살시키고 있는 괴물이 있다며, 그를 처치하면 죄를 사면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나는 고민 끝에 부하들을 이끌고 그 괴물이 출몰한다는 톨랜드 지역으로 향했다. 어둡고 좁은 숲길로 들어서자 안갯속에서 거대한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순식간에 무자비한 공격이 퍼부어지고 병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죽어나갔다. 어떻게든 상황을 파악하려 했지만 어디선가 날아온 무거운 타격에 나도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멀리서 희미하게 분노에 찬 음성이 들려왔다.

"너희가... 죽였다. 인간들. 리렐 스승님을... 인간들! 모두 내가 죽인다. 너도 인간... 다시 오면. 죽인다!"

한참 의식을 잃었던 나는 참혹하게 죽은 병사들 속에서 홀로 깨어났다. 부하 중 한 명의 심장에 작은 막대가 꽂혀 있었다. 그것은 분명 내가 칸자이진에게 주었던 마법봉이었다.

exit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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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 사람 Kiriak (12-1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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