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들은 보시오.

최근 이곳 베르칸트 대저택을 방문하는 이들이 늘었소. 그대들도 뭔가 목적이 있어 이곳에 왔겠지만, 지금 즉시 이곳을 떠나기를 간곡히 당부하오.

그대들은 저택을 배회하는 무시무시한 괴물들을 지나 여기까지 왔을 테니, 나 역시 그 실력을 짐작하는 바요. 틀림없이 자부심도 상당하겠지. 허나 내가 걱정하는 것은 저 빤히 보이는 괴물들이 아니라오.

그대들도 백여 년 전 장원에 퍼진 목화술의 저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퍼져나가 수많은 이들을 괴인으로 만들었지. 그 저주가 처음 시작된 곳이 어딘지 아시오? 바로 이곳, 베르칸트 대저택이라오.

그대들은 단단히 굳어 갈라진 피부 위로 이끼가 돋아나는 모습을 본 적 없을 거요. 뱃속에 끔찍한 것이 뿌리를 내리고 목구멍에서 나뭇가지가 돋아나는 경험도 해 본 적이 없겠지.

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스스로를 몰아넣지 마시오. 대신 당장 이 저택을 벗어나, 그대와 같이 무모한 자들에게 내 이야기를 전하시오.

깊은 염려를 담아, 그대의 벗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