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1525538452
네뷸라 섬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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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네뷸라 섬 중부 편

네뷸라 섬 잔혹사 1


검은 뱀 길드와 붉은 날개 길드가 비슷한 시기에 네뷸라 섬에 상륙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들의 관계는 검은 뱀 길드장 애들러가 붉은 날개 길드장 버논에게 일방적으로 앙심을 품으며 시작되었지만,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버논은 한참 규모가 작은 검은 뱀 길드의 도발을 무시하는 것으로 애들러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네뷸라 섬 잔혹사 2

애들러는 네뷸라 섬을 탐험하기 위해 붉은 날개 길드를 철저히 이용했다. 발소리를 죽이고 뒤를 따르기만 하면, 매복하고 있던 유물 사냥꾼이나 오크들이 나타나 붉은 날개와 싸우고, 결국 달아났다. 애들러 입장에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고 길을 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붉은 날개는 차근차근 탐사 범위를 넓히며 어렵지 않게 유물을 모았다. 그러나 헌신의 사원에서 커다란 유물 상자를 발견했을 때, 대규모 도적단이 이들을 습격했다. 이들은 남의 유물을 노리는 도적단이었는데, 실력은 부족했지만 압도적인 숫자로 붉은 날개를 몰아붙였다. 도적들은 붉은 날개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하자 대부분 전의를 잃고 도망쳤지만, 버논을 비롯한 길드원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말았다.

그때, 지금껏 몸을 사리고 있던 애들러가 활을 들었다. 그간 모인 유물과 전투 상황을 봤을 때, 붉은 날개를 무너뜨리기에 지금만한 기회가 없었다.

네뷸라 섬 잔혹사 3

슉! 첫 번째 화살이 붉은 날개 길드원의 허벅지를 관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화살 세례가 남은 길드원과 도적들에게 쏟아져 내렸다. 길드원들은 노련하게 흩어져 각자의 방법으로 도망쳤지만, 도적단은 우왕좌왕하다 전멸 당했다. 검은 뱀 길드는 유유히 남겨진 유물을 챙겼다. 완벽한 사냥이었다.

검은 뱀 길드의 습격으로 많은 길드원을 잃은 붉은 날개는 복수심으로 불타올랐다. 평소 정면 승부를 선호하던 길드장 버논도 이번만큼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검은 뱀 길드를 아예 없애버릴 심산이었다. 그때 마법사 볼드윈이 지도의 한쪽, 안개 숲을 짚었다. 집착이 강한 애들러는 붉은 날개가 아직 와해되지 않았다는 걸 알면 만사 제치고 달려올 터였다.

볼드윈은 이를 이용하여 애들러를 함정으로 꾀어내는 방법을 제안했다. 곧 네뷸라 섬에는 붉은 날개 길드장 버논이 크게 다쳐, 길드원들과 함께 안개 숲에 숨어 있다는 거짓 소문이 돌았다. 대승을 거두고 한껏 자만하고 있던 애들러는 당장 길드원들을 이끌고 안개 숲으로 향했다.

네뷸라 섬 잔혹사 4

숲은 언제나처럼 안개가 가득했고, 어딘가에 맺혀 있던 이슬이 선뜩선뜩 목덜미를 적시곤 했다. 평소보다 더 시야가 좋지 않았지만 버논의 숨통을 끓을 생각에 몹시 들뜬 애들러는 발걸음을 돌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한편, 안개에 가려진 우람한 나무 끝에는 버논과 길드원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버논은 안개를 헤치고 느릿느릿 나아가는 검은 뱀 길드원들을 보며 정말 뱀 같다고 생각했다. 반대편 나무에 올라간 길드원이 눈짓을 보냈다. 지금인가요? 모두의 시선이 볼드윈을 향했다. 그때, 검은 뱀의 마법사가 무언가를 느낀 듯 발걸음을 멈췄다. 지금이다!

검은 뱀 길드의 머리 위로 볼드윈의 시퍼런 뇌전이 내리꽂혔다. 새파랗게 번쩍이는 안개 속에서 붉은 검을 든 버논이 뛰쳐나가 거대한 피보라를 일으켰다. 때를 맞춰 감전된 검은 뱀 위로 붉은 날개가 일제히 날아내렸다. 이번에는 붉은 날개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exit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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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 사람 Kiriak (28-0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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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 사람 Kiriak (29-0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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