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라의 기록 00375
강한 원한을 품고 죽은 자의 원념은 순수한 영혼과 분리되어 스스로 저주의 힘과 실체를 갖게 된다. 고대 동방의 저주술서에 따르면 극도의 굶주림으로 죽은 원귀를 살상용 저주 무기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것은 내가 실험으로 밝혀낸 사실과도 유사하다. 즉 극단적인 복수심을 품은 서약체가 엄청난 저주의 힘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지금까지의 사례로 보아 이러한 원한의 수호자는 각자의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며칠 전 키민 시커 군단장은 카자르에게 받은 '라자루스'라는 자의 서약체를 내게 맡겼다. 그는 크림슨 가문의 '라자루스'라는 자로 너무 깊은 원한을 가진 탓에 제 손으로 가문을 멸족시킨 인물이었다. 그동안 실험을 위해 여러 수호자를 다뤄봤지만, 이렇게 통제가 안 될 정도로 강한 원한을 가진 수호자는 처음이다. 만일 붉은 역청으로 이 원귀의 힘을 극대화하면 어떻게 될까? 만약 그 힘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키민 시커도 날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헬라의 기록 00400
이런 젠장... 키민 시커, 그 교활한 작자에게 서약체의 힘을 차지하려던 내 계획을 들켜버리고 말았다. 그는 나를 아키움 군단 비밀 실험실에서 쫓아내, 크림슨 저택 지하 연구실로 보냈다. 라자루스를 병기화하기 위해 그가 생전에 지냈던 이 저택에서 그를 통제할 단서나 버텨낼 숙주를 찾게 하려는 것이었다. 키민 시커는 내게 저주 마법을 걸어놓고 1년 안에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모든 피를 쏟아내며 죽을 거라고 협박했다. 키민 시커, 두고봐라. 이 추악한 늙은이! 서약체의 힘을 내 손에 넣으면 네놈부터 산채로 조각 조각 내주마!
헬라의 기록 00970
그동안 라자루스의 숙주로 실험했던 인간들은 단 몇 초를 버티지 못하고 모두 죽어버렸다. 살인에 굶주린 원귀는 자신이 깃든 숙주조차 살려두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 나의 박쥐가 놀라운 사실을 알려왔다. 라자루스에게 숨겨진 후손이 있으며 그가 톨랜드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원귀라도 자신의 핏줄은 느낄 수 있을 터... 같은 혈통의 숙주라면 분명 일체화가 가능할 것이다. 나의 박쥐들을 이용하면 그 후손을 찾아내는 것도 시간문제! 이제 라자루스의 힘을 손에 넣고, 베르칸트 대저택의 괴물 노온까지 잡아 바치면 분명히 카자르님께서 나를 인정해 주실 거다. 그럼 바로 나 헬라가 마법 군단장의 적임자라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