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랜 친구 요제프에게
오랜만에 안부를 전하네.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것이 벌써 15년 전인가?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난 아직도 우리가 모험하던 그때가 생생하다네. 혹시 기억나는가? 늑대가 자네를 공격하려 할 때, 내가 박치기로 그놈을 기절시킨 일. 그 후로 한동안 우린 그런 방법으로 늑대 사냥을 다녔지. 내가 사슴뿔 여관에서 한잔할 때마다, 그 무용담을 자주 늘어놓곤 했었어. 그런데 며칠 전, 머스크라는 공연 예술가가 다가와서 사업 제안을 하더군. ‘박치기 공포새’라는 머리가 무지 단단한 동물과 박치기 시합을 해서 이기면 거금을 주겠다고 말일세!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경기를 흥행시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더군. 벌써 대결이 내일로 다가왔네. 도박사들은 그 새가 박치기로 멧돼지도 죽인다며 내가 죽는 쪽에 베팅을 하는 모양이야. 혹시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자네도 내가 질 것 같나? 아무튼 나는 내일 큰돈을 벌걸세. 그러면 우선 자네에게 빌린 돈부터 갚아야지. 난 내일 경기가 끝난 후에 자네에게 이 편지를 보낼 생각이네. 자네가 톨랜드에서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아마 내가 승리했다는 뜻이겠군. 내일 경기 마치고 돌아와 마저 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