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2295728114
실라베스 사제의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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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스톤가드 성 인근 편

실라베스 사제의 일지 1

첫째날

드디어 실라베스 사원에 도착했다. 알레이스터 스승님을 따라 길을 떠난 지 꼭 한 달 만이다.
사원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고 엄숙하며, 사람들은 모두 로브를 푹 눌러 쓰고 다닌다.
나는 안식의 형제단이라는 곳으로 배정되었다. 스승님은 이곳에서 수도승들에게 신비로운 교리와 마법을 배우게 된다고 했다.
이곳의 사람들은 표정이 어둡고 말수가 없지만 차분하게 자기 할 일만 하는 것이 오히려 좋아 보인다.
스승님 덕분에 지긋지긋한 농장 일도, 매질만 하던 주정뱅이 아버지도 볼일 없으니 하루하루가 감사할 뿐이다.

실라베스 사제의 일지 2

다섯 째날

스승님이 떠난 지 이틀이 되었다. 구역질 나던 비릿한 고기 죽도 이제 좀 적응되어 간다.
어제부터 새로운 스승님에게 고대 문자를 배우기 시작했고, 정해진 시간마다 기도하고 명상을 한다.
다들 말이 거의 없어 외롭지만, 점점 마음은 맑아지고 가벼워진다.
이곳에서 배운 계시록에 따르면 모든 것은 죽음과 연결되어 있고
실라베스 님은 죽음이라는 영원한 안식을 관장하시며, 언젠가 죽음과 삶을 하나로 만드실 거라고 했다.
오늘은 루퍼트라는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그도 이곳에 온 지 아직 일 년이 안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일 년에 한 번씩 새로 온 신입 사제들이 침묵의 깨우침이라는 승급 의식을 치른다고 말해줬다.

실라베스 사제의 일지 3

오십일 째

오늘 명상 중에 이상한 경험을 했다. 마치 내가 특별한 존재와 하나가 된 것처럼 느껴지며 허공에 뜨는 느낌이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너무 강렬해서 계속 그 장면이 떠올랐다. 뭔가 실라베스님의 특별한 계시 같았다.
하지만 루퍼트도 몇 달 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 얘길 듣고 약간 실망스러웠다.
그는 며칠 후 침묵의 깨우침 의식을 치른다고 들떠있다.

실라베스 사제의 일지 4

오십삼일 째

오늘 배운 실라베스 경전의 말씀은 아버지 덕분에 깊이 이해되었다.
고귀해 보이는 용서나 정신적인 사랑은 기만이며, 고통을 주는 자들에 대한 복수는 세상을 밝히는 지혜로운 실천이다.
교리를 배울수록 세상의 진정한 본질을 깨달아가는 것 같다.
어깨의 무거운 짐이 사라지고 영혼이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실라베스 사제의 일지 5

이백육일 째

열심히 노력한 결과인지 드디어 서고에 있는 고대 문서를 옮겨 쓰는 일을 맡았다.
고대 문서에는 이 시대의 지혜와 우주의 신비를 푸는 열쇠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런 영광스러운 일을 맡게 된 것을 자랑하고 싶은데... 언젠가부터 루퍼트가 안 보인다.

실라베스 사제의 일지 6

며칠 째인지 기억이 안 난다.

금지된 지역으로 내려가 겨우 만난 루퍼트는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있었다.
아마도 그가 말했던 의식을 치르면 영혼 없는 노예 상태가 되는 것 같다.
그곳에는 루퍼트 같은 끔찍한 리치들이 가득 차 있었다.
무섭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이 사원은 미친 곳이었어! 젠장!
그 주정뱅이가 나를 보내며 돈을 챙길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어떻게든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반드시...!

exit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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