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맹약체의 위치를 파악했다. 이제야 모든 윤곽이 드러난다....
맹약체에 대해 알게 된 사실들을 이 수첩에 정리해두도록 하겠다....

1. 맹약체와 서약체
맹약체와 서약체는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지만, 결정적인 몇 가지 차이가 있다. 한 예로, 서약체에 담긴 수호자는 현현하기 위한 인간 ‘그릇’을 필요로 한다.
반면 맹약체에 담긴 망령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그들은 생전의 자아를 갖고 있고, 아무리 싸워도 지치거나 죽지 않는다. 불사의 존재와도 같은 그들을 누가 상대할 수 있겠는가!
서약체는 무수하지만, 맹약체는 단 8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맹약체를 소유하는 자는 천하를 다스릴 것이다....

2. 맹약체의 생성과 역사
맹약체에는 어떻게 그리도 강력한 힘이 담기게 되었는가?
나는 맹약의 의식에 사용된 석판이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고 확신한다. 그 석판은 둥근 원반 같은 형태로, 가장자리에 맹약체를 놓을 홈들이 파여 있었고, 보는 이의 눈을 멀게 할 만큼 찬란한 보랏빛으로 빛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맹약체에 담긴 영혼들은 또 어떠한가! 전설적인 투르티잔의 대장군, '쿠르트'... 그들 8명의 막대한 힘이 맹약체 속에 잠든 것이다.
3차 대전쟁이 끝나고, 투르티잔은 패전의 대가로 맹약체의 절반을 내놓아야 했다. 검, 목마, 화살, 그리고 자수정... 맹약체 4개가 솔리시움의 소유가 되었다.
저항군은 뒤늦게 맹약체의 존재를 깨닫고 추적에 나선 것 같지만, 그들은 한발 늦었다. 세 개의 맹약체가 이미 레빌 루피우스 님의 손에 있다. 네 번째도 위치를 알았으니, 나, 라비드가 직접 주군에게 마지막 맹약체를 바치고 영원한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다!

3. 망령의 부활
만약 저항군이 맹약체를 손에 넣는다 해도, 그들은 망령을 부활시키는 방법을 모른다.
망령은 주인을 직접 선택한다. 그들은 오로지 생전에 품었던 가장 강렬한 염원 - 그것과 동일한 의지를 품은 자에게만 반응한다! 선택받지 못한 자는 아무리 맹약체를 깨우려 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그 예로 망령 쿠훌 테벤트가 있지 않는가? 마력에 대한 그자의 염원이 어찌나 강했는지, 마법사 그리달조차도 망령을 깨울 수 없었다. 칼란시아님의 목에 걸린 맹약의 자수정... 그 맹약체 안에 테벤트의 망령이 아직도 담겨 있다.
이곳에 잠든 유골은 마법사 그리달의 유골에 묻은 테벤트의 영혼 조각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것으로도 저항군의 마법사들을 전멸시키는 데는 충분하겠지....
이 신전으로 저항군을 유인하기만 하면... 테벤트가 그들 모두의 마력을 삼키기 위해 깨어날 것이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모든 것은 레빌 루피우스 님의 뜻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