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3985666078
부치지 못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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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캐슬러 마을 인근 편

부치지 못한 편지 1

사랑하는 딜런.

아비의 오랜 친구 올슨이 어젯밤 바다의 품으로 돌아갔단다. 오래 전 집을 떠났던 그의 아들이 돌아와 장례를 치렀지. 둘은 썩 사이가 좋지 못했어. 그간 쌓인 이야기가 참 많았을 텐데, 아무 말도 나눌 수 없는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더구나.

나 또한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지. 밖으로만 돌던 네가 저항군이 되겠다 말했을 때, 나는 덮어놓고 반대만 했으니까. 너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저 겁이 나 그랬노라고 솔직히 말했다면 우리 부자의 모습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평생을 항구의 잡역부로 살아왔지만, 내게도 한때 자유를 위해 싸우던 시절이 있었단다. 지금은 죽고 없지만, 역적 레빌은 솔리시움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무서운 적이었지. 홉스 영주님과 캐슬러의 사람들은 아키움 군단 앞에 맨몸으로 대항했다. 승산은 없었지만,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았어. 우린 그렇게 스러질 운명이었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캡틴 다빈치의 원군이 도착했고, 우리는 라슬란을 지켜낼 수 있었지. 믿어지지 않는 승리 앞에 다들 아이처럼 환호했단다. 그때 너는 아주 조그만 아기였어. 네가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구나.

딜런. 나는 너의 열정과 사명감이 많은 사람을 구할 거란 걸 알고 있단다. 우리에게 캡틴 다빈치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제 와 하는 말이지만, 넌 아비의 큰 자랑이야. 한순간도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단다. 네가 어디에 있든, 어떤 선택을 하든, 아비는 항상 너의 편에 서 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언젠가는, 이 말을 직접 전할 날이 오길 바란다.

아무쪼록 너 스스로를 잘 보살피거라.

진심을 담아, 쿠퍼.

exitlag
정렬 기준: 등급 날짜
Ferth 2-01-20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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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 사람 Kiriak (7-10-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