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아, 내 소중한 사람에게

몇 차례 당신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매번 되돌아왔어. 무슨 일인지 알아보니 델루즈 노아라는 괴물 때문에 결계가 쳐져서, 톨랜드 전체가 수취 불가 지역이 되었다더군.

그렇게까지 위험한 곳인 줄 알았다면 당신을 보내지 않았을 거야. 그래도... 나탈리아, 무사한 거지? 내가 아는 당신이라면 괜찮을 거야. 난 당신을 믿어.

당신이 톨랜드로 떠난 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 이제야 서신을 보내는 나를 용서해줘. 한동안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필요했거든.

당신은 나만 괜찮다면 여기에 남아 평생을 나와 함께 하고 싶다고 했지. 모험가로서의 삶을 그만두겠다면서 말이야. 기뻤지만, 동시에 두려웠어.

내가 본 당신은 천생 모험가였거든. 내게 모험담을 들려줄 때 반짝이던 눈동자를 기억해. 그런 당신이 모험을 관두고 내 곁에 정착한다면, 당신의 그 생기 넘치는 얼굴을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어쩌면 당신은 곧 나와 함께 하는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될 거고.... 맞아, 그게 내가 당신을 보내준 이유야.

하지만 지금 나는 후회하고 있어. 당신과 헤어질 수 있을 줄 알았다니 어찌나 오만했는지...! 당신이 떠나고 나서야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깨달았어. 시간이 흐르면 당신을 조금씩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갈수록 그리움이 커지고 있어. 지금 나는 우리의 추억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겨우 버틸 뿐이야.

괜찮아. 이제 나는 결심했으니까. 나탈리아, 나는 당신의 행복을 응원하면서도 당신을 계속해서 사랑할 방법을 찾아냈어. 앞으로 당신이 향하는 모든 모험 길에 내가 함께할 거야. 지난번 당신이 우리를 위해 용기를 내줬듯이, 이번에는 내가 용기를 낼게.

이곳 생활은 전부 정리했어. 열흘 후면 당신을 찾아 톨랜드로 떠날 거야. 바람 섬으로 가서 톨랜드에 쳐진 결계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릴 작정이야. 혹시라도 결계가 사라질 기미가 없으면 바람 섬 경비들을 어떻게든 설득해서 톨랜드로 넘어가겠어.

나탈리아, 우리 아직 늦지 않았지? 당신을 만나면 할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하루빨리 당신에게 이 가슴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들을 전할 날이 오면 좋겠어.

이번 편지는 당신이 받아볼 수 있기를 염원하며,
사랑을 담아 마일즈.

(서신의 뒷면에는 '반송', '사유: 수취 불가 지역'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