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2355926966
끔찍한 녹색 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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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수집
카테고리: 네뷸라 섬 남부 편

끔찍한 녹색 눈알 1


바닥에는 악취가 풍기는 끈적한 녹색 점액이 떨어져 있었다. 뭔가가 흘리고 지나갔을 거라 생각한 순간,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져왔다.

끔찍한 녹색 눈알 2

내가 모험가의 길에 들어선 이래, 그렇게 많은 이들과 함께 모험을 나서는 건 처음이었다. 며칠 전, 고블린 상인과의 짧은 만남 이후 나의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네뷸라 섬. 그가 말하길, 잃어버린 시대의 보물이 숨겨진 곳이라 했다. 분명 네뷸라 섬에 숨겨진 무언가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동료들은 불안감을 내비쳤지만, 나는 그들의 중심에 서서 의지를 다졌다. 모험가라면, 끝없는 호기심과 용기를 시험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드디어 네뷸라 섬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처음 만난 것은 ‘고대 가디언’이라 불리는 악령 들린 갑옷 병사들이었다. 날렵하게 휘두르는 날카로운 칼날을 막아내는 내내 오싹함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몇 번이고 무너질 듯한 싸움이었다. 이 섬은 확실히 전설이라 불릴 만큼 무시무시한 장소였다. 가디언들을 모두 처치한 후 우리는 신비로운 포털을 발견했고, 보물을 가지러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

끔찍한 녹색 눈알 3

포털을 통해 들어온 곳은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어두운 제단이었다. 우리는 제단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다가, 바닥에 이상한 물질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끈적하고 연둣빛이 도는 액체였다. 뭔가 기이한 느낌에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지만, 그것이 불길한 징조라고 느낄 새도 없었다.
어둠 속에서 느닷없이 커다란 눈알이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눈알에 촉수가 달린 괴물, 고블린에게 들었던 엑사비스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악마 같은 그 눈의 한가운데에서 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길드원들의 몸이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져 갔다. 주변은 비명과 충격으로 혼돈의 도가니가 되었고 끔찍한 눈알은 이제 바닥을 내리치며 강력한 파동을 일으켰다. 고통의 외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절반이 넘는 동료들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끔찍한 녹색 눈알 4

엑사비스의 눈빛은 우리를 절망의 지옥으로 몰아넣었다. 모든 것이 마치 한순간에 끝난 듯했다. 나는 칼을 쥔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분노나 복수심이 차오르기보다는 그저 얼어붙은 듯 두려움만이 가슴을 옥죄었다.
정신을 차리고 살아남은 이들이 모여 탈출을 시도했지만, 나는 공포로 모든 판단이 무너져 내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동료들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나올 수 있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 이 일기를 쓰면서도, 복수심보다는 두려움이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매일 밤 동료들이 죽어가던 그 악몽을 반복해서 꾸고 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싸움인가, 복수인가, 아니면 그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저주의 섬에서의 기억을 잊고 사는 것인가?

exit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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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 사람 Kiriak (29-0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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