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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바 빵집 소녀의 비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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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헤르바 마을 인근 편

헤르바 빵집 소녀의 비밀 일기 1

어제 가게에서 엄마 일을 돕다가 낸시가 놀러 와서 같이 놀았다. 우리 동네에서 제일 멋있는 남자애가 누굴지 다섯명을 뽑았는데 가장 꼴찌는 스날론 공방의 티미였다. 티미는 우리 빵집에 매일 오는 아이인데 대장장이들 흉내를 내는 건지 크고 딱딱한 빵을 좋아한다. 낸시는 그애가 듬직하다고 하는데 나는 너무 퉁명스러운 것 같다. 전에 티미가 낸시의 가방을 들어준 적이 있는데 그래서 좋아하게 된 게 아닐까?

4등은 라마 방목장의 루이다. 그애는 키가 크고 말랐는데 며칠마다 와서 목장 사람들이 주문한 빵을 잔뜩 들고 돌아간다. 낸시는 그애가 최소 3등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동생 애니에게 재미없는 농담을 배운 탓에 결국 4등이 되었다. 그애가 여자 친구를 사귀려면 동생을 좀 멀리해야 할 것 같다.

3등은 특산품 거리의 하나일이다. 집이 살구 잼 가게를 하고 있어서 그애한테서는 항상 살구 냄새가 난다. 게다가 그애는 무척 친절하다. 전에 빵을 배달하러 갔을 때는 작은 병에 든 잼을 주기도 했다. 나는 그애가 2등이라고 생각하지만, 낸시가 반대했다. 나만 잼을 받아서 질투하는게 틀림없다.

2등은 바람차 정거장의 밀란이다. 그애는 우리 빵집에 아주 가끔 들르는데 빵보다는 버터나 쿠키를 더 많이 산다. 원래는 라슬란 출신인데 바람차 관리인이 되기 위해 일부러 헤르바 마을까지 왔다고 한다. 우리랑 비슷한 나이인데도 훨씬 생각이 깊고 용감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뽑은 1등은 역시 멜빈이었다. 그애는 마법사가 되기 위해 수련 중인데, 여기 살지는 않고 종종 마법사 숙소에 머물다 간다. 늘 우리 집에서 달콤한 빵을 잔뜩 주문하곤 하는데, 배달을 갈 때마다 어른들과 어려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승님이 자주 자리를 비워서 대신 마법사 일을 하는 거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빵을 들고 다가가면 그애는 대화를 멈추고 먼저 인사를 건네곤 한다. 똑똑할 뿐만 아니라 마음씨도 무척 상냥한 것 같다. 게다가 그애 주변에서는 늘 근사한 방울꽃 향기가 난다. 그것도 마법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애가 우리 마을에서 가장 특별한 남자애인 건 틀림없는 것 같다.

exit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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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 사람 Kiriak (11-10-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