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3116821646
좀비 생존자의 일기
icon 코덱스 작업
유형: 수집
카테고리: 감시대 주둔지 인근 편

좀비 생존자의 일기 1

02월 15일

내일은 투라네 마을에서 대마법사 헤일 베르페우스 님의 추모식이 치러질 예정이다.

평소 그분을 존경하고 있던 나와 형 미라일은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사흘 먼저 이 마을에 도착했다.

투라네 마을은 평소 들어왔던 명성대로, 마법사들을 위한 물건들이 잔뜩 있었다!

과연... 마법의 상업 도시라는 말이 딱이었다.

저녁에는 형과 함께 마법 책방에 들르기로 했는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와 놓고 괜히 들떠있는 나 자신이 조금 창피하다.

그래도 기왕 온 거, 맘껏 구경하고 가야지!

좀비 생존자의 일기 2

02월 18일

정신이 너무 혼란스럽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도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분명 난 헤일 님의 추모식에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파묻혀 있었다.

그나마 기억나는 것은 나를 향해 달려들던 거대한 오크... 그리고 마법으로 날 밀어낸 형의 오른손이었다.

나를 구해준 마법사들에 의하면, 투라네 마을에 어둠술사들의 습격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형은 어떻게 되었을까?

좀비 생존자의 일기 3

02월 20일

온 정신이 무너지는 기분에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며칠 내내 형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으나, 내 울음에 답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형은 위급한 순간에 나를 살려주었는데....
나는 형을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더욱 절망스러웠다.

아니,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다.

일단... 형을 찾자.

폐허가 되어버린 투라네 마을로 되돌아가면, 분명 형의 흔적이라도 찾을 수 있겠지.

좀비 생존자의 일기 4

02월 27일

잔해에 깔려 한동안 움직이지 않던 두 다리가 조금 나아지자, 나는 곧장 형을 찾기 위해 투라네 마을로 향했다.

몇몇 마법사들이 나를 말렸지만, 형을 포기할 순 없었다.

투라네 마을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쑥대밭이 된 상황이었다.

나는 그 혼란 속에 뛰어 들어가 형의 잔상을 쫓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을에 남은 것은 온통 죽은 자들의 악취뿐....

과연 형은 살아있을까?

좀비 생존자의 일기 5

02월 28일

드디어 형을 찾았다.

아니... 그건...... 과연 형이라고 해야 할까?

형은 인간의 언어가 아닌 것을 중얼대며 황량한 폐허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는 차마 그런 형의 손을 잡아주지 못하고 도망쳐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건, 내 형이 아니잖아?!

그래... 형은....

분명 나를 잔해 속에 밀어 넣고 홀로 투라네 마을을 떠난 게 틀림없어...!!!

exitlag


댓글을 달려면 로그인
추가한 사람 Kiriak (8-10-2024)
추가한 사람 Kiriak (8-10-2024)
추가한 사람 Kiriak (8-10-2024)
추가한 사람 Kiriak (8-10-2024)
추가한 사람 Kiriak (8-10-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