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3219267836
금운모로 인생역전!
icon 코덱스 작업
유형: 수집
카테고리: 비엔타 마을 인근 편

금운모로 인생역전! 1

나는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네. 농사지을 땅도, 지나치는 여행객도 없이 근근이 살아가는 마을이었지. 나는 목구멍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 마을을 떠났네. 하지만 소심하고 삐쩍 마른 내게는 변변한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았어. 결국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모험가 흉내를 내기 시작했네. 모험이라고 해봤자 적은 보수를 받고 발품을 파는 심부름꾼에 불과했지만. 그러다 어느 날은 스톤가드까지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인생이 완전히 뒤집혔지 뭔가.

스톤가드가 금운모 산지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걸세. 스톤가드의 땅속에는 금운모가 지천으로 깔려 있지. 하지만 아무나 그것에 손댈 수는 없었네. 스톤가드의 초대 성주가 그 황량한 땅에 성을 세우기 위해 석공 조합에 금운모 채굴권을 넘겨 주었거든.

금운모를 채집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어. 그곳에 어슬렁거리는 바실리스크나 만드라고라가 금운모를 집어먹었으니까. 그래서 석공 조합은 자기들 대신 금운모를 확보해 줄 모험가들을 모집했네.

금운모로 인생역전! 2

당시에는 이런 사정을 몰랐지만, 적어도 금운모가 비싼 광석이라는 건 나도 알고 있었네. 금운모 채집 대회가 열리면 대신 죽어줄 녀석들이 잔뜩 몰려온단 사실도 말이지. 난 서둘러 대회가 열리는 버려진 석공 마을로 향했네. 입상을 해도 좋았고, 못해도 상관없었지. 각지에서 몰려든 모험가들이 바실리스크나 만드라고라를 상대하는 동안 금운모 한 조각쯤은 훔쳐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나처럼 어설픈 실력을 가진 모험가에게 그건 다시없을 기회였네.

대회는 스톤가드의 내로라하는 석공 가문들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었지. 쐐기 석공 가문, 망치 석공 가문, 도끼 석공 가문, 그리고 또 하나가 뭐였더라? 아, 그래, 나무! 나무 석공 가문!

대회에 참가하려면 이 가문들 중 하나의 명부에 이름을 등록해야 했네. 나는 우선 가장 가까운 쐐기 석공 가문에 등록했지. 그리고 조심스럽게 금운모를 모으기 시작했어. 얼마나 모았을까. 조합장이 이런 말을 하더군. 각 명부에서 가장 많은 금운모를 모은 사람에게 특별한 보상이 있을 거라고 말이야.

금운모로 인생역전! 3

그때부터가 진짜 경쟁의 시작이었어. 안타깝게도 쐐기 석공 가문 명부에는 날랜 모험가가 많았네. 입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지. 나는 살살 눈치를 봐 가며 가장 경쟁이 약한 가문을 찾았네.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 좀처럼 자리를 잡기 어렵더군. 그때였네. 갑자기 도굴꾼이 나타났다는 경고가 들려왔지. 나는 잽싸게 몸을 숨기고 놈들이 사라지길 기다렸네. 어찌나 겁이 나던지 식은땀이 뚝뚝 떨어지더군.

중간 결과를 보니, 확실히 도굴꾼의 영향을 받은 가문이 있었네. 나는 부지런히 달려 그곳으로 명부를 옮겼지. 그렇게 몇 번이나 이름을 지웠다 썼을까. 마지막으로 명부를 옮기고 보니 대회가 끝나기까지 딱 30초가 남아 있더군. 무슨 조화인지 그간 모은 금운모가 꽤 되었네. 나는 하나라도 더 많은 금운모를 모으기 위해 기를 썼어. 긴장으로 온몸이 덜덜 떨리더군.

내 인생에서 가장 긴 30초가 지나고, 조합장이 입상자를 호명했네. 놀랍게도 그 안에는 내 이름도 있었지.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포상을 받으니 그간 겪어 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 나는 그만 펑펑 울어버리고 말았네.

금운모로 인생역전! 4

그날의 가슴 벅찬 경험은 나를 용감하게 만들었지. 나는 면밀하게 대회를 분석하고, 대회가 열릴 때마다 찾아가 여러 번 우승을 거두었네. 몇 번인가 포상을 받고 보니 수중에 돈이 꽤 모이더군. 나는 그 돈으로 스톤가드 성에 작은 상점을 열었네. 얼마 후에는 고생스러운 모험가 생활도 완전히 청산할 수 있었지.

듣자 하니 그 대회는 지금도 성대하게 치러지고 있다더군. 이 글을 읽는 자네도 한 번쯤 도전해 보기를 추천하네. 처음부터 무리하거나 부담 가질 필요는 없어. 1등이 아니어도 보상이 꽤 짭짤하니까 말이야.




(이 글은 스톤가드 석공 조합의 지원으로 기획되었습니다.)

exitlag


댓글을 달려면 로그인
추가한 사람 Kiriak (9-10-2024)
추가한 사람 Kiriak (10-10-2024)
추가한 사람 Kiriak (10-10-2024)
추가한 사람 Kiriak (10-10-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