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3960511906
어느 약제사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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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성소 발굴지 인근 편

어느 약제사의 편지 1

라슬란에 계신 스승님께

존경하는 스승님, 건강은 요즘 어떠신지요. 지난 번에 보내 드렸던 말린 만드라고라 50뿌리와 티미트란의 수액고 10통은 잘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최근 스톤가드를 여행하며 새로운 약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오랫동안 풍족하지 못한 생활에 시달려, 제대로 된 약재도 쓰지 못하고 신빙성 없는 민간 요법에 몸을 맡길 때가 많습니다. 한 사람의 약제사로서, 이러한 악습을 막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더군요. 스승님 말씀대로 몸의 고통은 신분을 가리지 않는 것인데, 약하고 가난한 자들만이 고통을 받아서야 되겠습니까.

그러던 중, 먹기만 해도 피부가 좋아지고 대머리가 치료된다는 약재가 스톤가드의 암시장에 돌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아무런 효능도 없는 풀뿌리를 갖다 파는 것이거나, 심지어는 독이 든 물건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어느 약제사의 편지 2

수십년 전, 귀족들이 피부가 좋아진다며 수은과 진주를 섞은 화장품을 처덕처덕 바를 때 그 후에 일어날 일을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저는 저항군 사무소에 부탁해, 경비병 몇 명과 함께 소문의 암시장을 뒤졌습니다. 다행히도 마침 그 암거래상을 발견한 덕분에 그자가 들고 있던 소위 특효약들을 모조리 압수했지요. 이미 팔려서 그런 건지, 남은 양이 많지도 않더군요. 혹시라도 사람들 사이에 이미 퍼졌다면 경고문을 공지하기 위해서라도 재빨리 약들을 분석했습니다. 대부분은 아르마딜로의 똥이나 코브라 껍질을 섞는 등 말도 안되는 재료를 조합해 특효약이라고 사기를 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중 놀랍게도 실제 약효가 있는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핏빛 버섯이라는 물건인데, 바싹 말린 것이 마치 나무껍질처럼 단단했습니다. 암거래상의 허풍으로는 이걸 물에 우려서 마시면 만병 통치약이라 하더군요.

어느 약제사의 편지 3

그 말을 믿진 않았지만 실제로 물에 넣어 불리니 물이 피처럼 붉은 색으로 물들었고, 그 물을 분석하니 놀랍게도 진통 효과와 소염 효과, 거기에 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만병통치약이라 하긴 힘들겠지만, 분명히 이걸 섭취하게 되면 혈행이 좋아져 건강에 좋은 효과가 나타나고 얼굴에 혈색이 도는 효과가 날 듯 합니다. 또한 고혈압이나 심장병을 지닌 환자들에게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걸 어떻게 구하냐 하는 것인데, 수소문해보니 핏빛 버섯은 샌드웜의 은신처에서만 나는 특수한 버섯이라 채집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더군요. 당연히 채집하려는 사람도 적어서, 몇몇 상인들만 비밀리에 취급하고 있다는 듯 합니다.

어느 약제사의 편지 4

분명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재료인데, 구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불법이 끼어든 상태여서야... 많은 고민이 됩니다. 스승님께서 혹시 이 어리석은 제자에게 지혜의 말씀을 주실 수 있을까 싶어 이렇게 펜을 듭니다.
우선은 제가 직접 샌드웜의 은신처로 향해 핏빛 버섯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가는 길에 전령사를 만나 이 편지를 부칠 수 있다면 제가 돌아올 때 즈음엔 스승님의 말씀을 받아볼 수도 있겠지요.
항상 건강히 지내십시오.

불초 제자 레노스 올림

exit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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