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914801221
투라네 마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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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감시대 주둔지 인근 편

투라네 마을의 비극 1

라슬란 영지 중앙 북서쪽에는 죽음과 부패의 냄새로 가득한 폐허가 존재한다. '투라네 폐허'라 불리는 이곳은 사람의 살점을 노리는 좀비들이 배회하고 있다.

이처럼 지금은 산 자의 온기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땅이지만, 사실 이곳은 평범한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이루고 살던 '투라네 마을'이라 불리던 도시였다.

특히 투라네 마을은 마법의 상업 도시로 손꼽히던 곳으로, 많은 마법사가 오가는 꽤 번화한 마을이었다. 마법사들은 투라네 마을에 모여 마법 도구를 거래하기도 하고, 희귀한 마법 서책 역시 이곳이라면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생기 넘치는 도시였던 투라네 마을이 일순 죽음의 폐허로 무너진 것은 마법사들의 이념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투라네 마을의 비극 2

투라네 마을을 폐허로 만든 마법사들의 전쟁은 실라베스 교단과 창조의 빛 학회 두 집단의 이념 차이로 벌어진 것이었다.

실라베스 교단은 극복과 쟁취의 측면에서 마법을 다루어왔던 집단이다. 그에 반해 창조의 빛 학회는 안정과 규율을 기반으로 모인 집단으로, 두 집단은 아주 오랫동안 경쟁과 분열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창조의 빛 학회가 마법계의 대세를 점한 뒤 구원의 눈 학회는 실라베스 교단으로 이름을 바꾸어 어둠 속에 숨어들었고, 자신들과 대척점에 있는 창조의 빛 학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사악한 계략을 꾸미기 시작했다.

이때 실라베스 교단과 손을 잡은 것이 바로 아키두 부족이다. 아키두 부족은 실라베스 교단과 오래전부터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이들은 동맹의 결속을 위하여 실라베스 교단에 아주 강력한 무기를 보내게 된다.

투라네 마을의 비극 3

아키두 부족이 보내온 무기는 다름 아닌, 2대 아키두 제사장이었던 아덴투스의 시신이었다.

아덴투스는 족장 아키두를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고 있던 자로, 어느 날 그는 꿈을 통해 실라베스의 별을 품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후 아키두가 전쟁에서 급습을 받고 쓰러지게 되자, 그는 자신이 꾸었던 꿈을 떠올리며 지금이야말로 실라베스의 별을 얻을 절호의 기회라 여겼다.

그리하여 아덴투스는 반역을 꾀하였으나, 아키두의 강력한 흑마법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는 사형 직전 자신의 몸을 거대화하여 격렬히 저항해보았지만, 결국 아키두에 패하여 죽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아덴투스의 거대한 시신은 실라베스 교단에 보내어졌고, 어둠술사들은 어둠의 마법으로 그를 부활시켜 창조의 빛 학회와의 격전에 사용하고자 하였다.

투라네 마을의 비극 4

실라베스 교단은 아덴투스의 시신을 은밀히 옮겨 대마법사 헤일 베르페우스의 추모식이 벌어지고 있던 투라네 마을로 숨어들었다. 그 사이에서 실라베스 교단이 노리고 있던 것은 바로 투라네 마을에 있던 마력석들이었다.

이 마력석들은 예전부터 투라네 마을에 세워져 있던 것들로, 마법사들이 약간의 마법 도식을 넣어 밤을 밝히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들은 실은 실라베스의 별 조각들로, 실라베스 교단의 어둠술사들은 마력석을 이용해 빛의 신전을 폭격하려 했다.

헤일 베르페우스를 위한 추모곡이 흐르자, 어둠술사들은 계획대로 아덴투스의 시신을 부활시켜 좀비로 만들었다. 그러고는 아덴투스가 마을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동안, 사람들로부터 뽑아낸 마력을 마력석에 흡수시켜 빛의 신전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투라네 마을의 비극 5

투라네 마을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마력이 뽑힌 사람들은 기력을 잃고 쓰러졌고, 허둥지둥 도망가던 사람들은 아덴투스의 몽둥이에 박살 나고 말았다.

게다가 아덴투스의 몸을 타고 흘러나온 마력은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었는데, 좀비가 된 사람들은 오로지 탐욕과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시체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후 마법사들의 전쟁은 오랜 기간 계속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한때 마법의 상업 도시로 손꼽히던 투라네 마을은 좀비들로 가득한 죽음의 땅으로 전락하였다.

이러한 투라네 마을을 정화하기 위해 마법사들은 정화의 탑을 세웠으나,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극의 상흔은 앞으로도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역사학자, 아린탈, A.N 1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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