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닮은 나의 친구, 다이나에게
오늘은 날이 맑았던 덕분인지 밤하늘의 별이 참 반짝반짝해!
네가 있는 곳에도 예쁜 별들이 빛나고 있을까?
내 솜을 폭삭 적실 정도로 눈물이 많던 너였는데....
나 없는 하늘에서 외롭진 않을까 걱정이야.
나는 아직도 내 안에 처음 깃들던 너의 따스한 힘을 기억하고 있어.
나와 눈을 마주치자 꼬옥 안아주던 온기까지 말이야.
다이나의 친구가 될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했다구!
물론 삐뚤빼뚤한 봉제선은 조금 불만이었지만....
다이나 너를 위해 서툰 바느질도 마다하지 않은 게일을 생각하면 썩 봐줄 만한 것 같아.
...아주 쬐~끔!
우린 짧지만 참 즐거운 나날을 함께했지.
가장 그리운 건, 너와 함께 위스페리온 그늘에 누워 속삭이던 때야.
넌 언제나 예배당에서 만난 '그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길 좋아했잖아.
얀 장로님과 함께 예배당의 아이들을 보살피던 그 아이가 얼마나 대단하고, 또 대단했는지 너는 늘 웃으며 떠들곤 했지.
그러면서, "빨리 커서 그 아이와 함께 위스페리온을 괴롭히는 나쁜 녀석들을 혼내줄 거야!"라며 주먹을 쥐어 보이기도 했어.
밤하늘의 별이 되던 그날까지도....
"헤르피, 내가 죽더라도 꼭 위스페리온을 지켜줘."
라며 넌 결국 내 곁을 떠나버리고 말았어.
다이나, 네가 없는 빈자리는 너무나도 커.
그래서일까? 내게 깃든 너의 힘이 점차 약해지기 시작한 게.
정식으로 마법을 배우지 않은 너의 마법 도식은 네가 사라지자 흐릿해져 버리고 말았어.
그래도 난 어떻게든 너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어.
위스페리온을 지켜달라고 했던 그 약속 말이야!
나는 곧장 희미해지는 힘을 부여잡고 위스페리온으로 향했어.
긴 잠에 빠지게 되더라도, 네가 좋아하던 위스페리온 곁을 지키고 싶었거든.
그렇게 깜깜한 밤 속에 영원히 잠드는 줄 알았는데....
완전히 힘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그때, 내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거야!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순 없었어.
다시 눈을 뜬 위스프 섬은 뜨거운 화염으로 가득했거든.
아마도 위스페리온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나에게 별 조각의 힘을 빌려준 것 같았지.
나는 위스페리온 주변을 맴돌며 발을 동동거릴 수밖에 없었어.
별을 품은 그 아이를 기다리면서 말이야.
내 목소리가 들리면 제발 위스페리온으로 와주길... 간절히 기도하기도 했지.
그때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
정말로, 네가 늘 떠들곤 했던 별을 품은 아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거든!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몰라.
내가 기다리던 별을 품은 아이가 오다니!
나는 그 아이와 함께 위스페리온 위로 날아올라 마구 춤추고 싶었지만, 위스페리온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가라앉힐 수밖에 없었어.
그 아이는 네가 말한 대로 정말 대단했어.
보라색으로 빛나는 손을 푸악~ 하고 들어 올리더니, 킹 베르테를 단번에 무찔렀다구!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아이 역시 폭주하는 별의 힘을 버거워하는 듯했지.
다이나, 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우리는 별의 힘을 안정시키기 위해 위스프 섬을 떠나 라슬란까지 오게 되었어.
그 아이는 처음 섬을 떠나 아직 긴장한 듯 보이지만, 걱정 마!
다이나 네가 말했듯이, 그 아이는 굉장히 잘 해내고 있거든.
앞으로도 곁에 남아 응원하고 싶지만....
위스페리온과 멀어질수록 내 몸이 무거워지는 걸 보니, 아무래도 우리 둘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
하지만 괜찮아!
지금껏 보아온 그 애라면 분명 어떤 어려움이든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테니까.
다이나, 오늘따라 네가 그리운 건 너의 생일이 다가왔기 때문일까?
나는 네가 보고 싶을 때마다 밤하늘에 뜬 별 무리를 올려다봐.
그중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을 보면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거든.
온기가 익숙한 걸 보면 분명... 네가 아직도 내 곁에 남아있다는 뜻이겠지?
이 그리움이 전해지길 바라며 바람 속에 내 편지를 날려볼래.
언젠가 이 바람을 타고 너를 만나러 갈 수 있었으면....
다시 만날 그날을 위해 오늘도 밤하늘 위로 너를 그려.
- 영원한 다이나의 친구, 헤르피